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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턱에 엇갈린 힘뺨검둥오리 가족, 상봉 대작전 펼쳐

14일 낮 12시 10분 경 강릉 강릉시 홍제동 강릉시청 앞 도로에서 새끼들과 떨어진 흰뺨검둥오리 어미가 발견됐다. 인도 아래 도로로 떨어진 새끼오리 13마리는 한뼘 가량 되는 도로 턱 위를 오르지 못하고 버둥댔다. 도로 턱 위에 있는 어미 오리는 애타게 새끼오리들을 바라봤으나 자신의 키보다 2배 가량 높은 도로 턱을 새끼오리들이 오르기는 쉽지 않았다. 이를 발견한 강릉시청 직원들은 야생동물협회에 신고를 했다. 관계자가 올 때까지 바가지에 물을 떠주며 어린 오리들이 탈진하지 않도록 도왔다. 직원들은 새끼 오리들을 손으로 들어 올려줄 수도 있었지만 이럴 경우 어미가 새끼들을 데리고 위험한 곳으로 달아날 위험이 있어 새끼오리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마침내 현장에 도착한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강릉시지부 관계자는 우선 새끼오리들을 구조한 후 뜰채로 어미오리 생포를 시도했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특히 어미 오리는 날개가 다친 것 처럼 속이는 의태행동까지 보이며 야생동물보호협회 관계자를 유인하듯 달아나다가 하늘로 치솟는 등 도망다녔다. 이는 어미 오리가 잘 날 수 있지만 날개를 다친 듯이 행동하면서 사람들을 자기가 있는 쪽으로 유도해 새끼오리들을 보호하려는 행동이다. 하지만 그와중에도 어미오리는 새끼 오리들이 있는 상자 주변으로 다시 찾아오는 등 끝까지 새끼오리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새끼오리만 포획해 데려갈 생각까지 했지만 이는 어미오리와의 영원한 이별이기에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잡았다. 이들은 오리 가족이 도심 도로에 등장한 것이 인근 남대천으로 향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생포 대신 유도 작전을 썼다. 새끼 오리가 든 상자를 들고 남대천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어미오리가 이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차량이 질주하는 왕복 4차선 도로가 장애물이었지만 어미 오리는 힘껏 날아올라 도로 맞은 편에 안착했다. 하지만 또 다른 장애물이 등장했다. 도로 옆을 지나가는 트럭과 각종 차량들의 소리가 새끼 오리의 울음소리보다 더 컸던 것. 다행히 어미 오리는 도변 가시덤불 사이로 숨어 따라왔다. 마지막, 오리들의 최종 안착지인 남대천을 앞두고 차량이 끊이지 않는 왕복 4차선도로가 나타났다. 야생동물보호협회 관계자도 걱정하던 횡단이었지만 어미 오리는 이 걱정을 모두 무시하듯 도로 맞은 편에 안착했다. 마침내 남대천에 도착한 시청 직원들은 새끼들을 한마리씩 강물에 놓아주기 시작했고 이어 어미오리가 이들을 풀숲으로 인도했다. 이로서 장장 2시간짜리 오리 가족의 긴 여정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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