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작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가수 조영남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수영 부장판사)는 17일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영남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파괴하고 조영남에게 무죄를 선고한다”면서 조영남이 제기한 항소심 판결을 내렸다.
조영남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화가 두 명에게 그림을 그리게 하고, 덧칠 작업만을 거쳐 자신의 이름으로 그림을 판매했다.
그 수익으로는 약 1억 6000여만 원이 되며 대작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영남은 첫 공판 당시부터 자신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조영남의 조수인 송 모씨와 오 모씨는 조영남이 구체적으로 지시한 방향에 따라 밑그림을 그렸고 방송에서 보조자를 사용한다는 것을 말했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구매자를 기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대 미술 작품 제작 방식에 비춰봤을 때 구매자에게 보조자를 알릴 의무가 없다는 것 역시 기망 행위로 볼 수 없다는 변호인 측과 양형이 부당하다는 검찰 측에 의해 항소심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조영남은 1973년 서울 소재 화랑 개인전 이후 화가로서 활동을 해왔고, 1986년부터 화투에 의미를 부여해 창작 의미와 이유도 밝혀 화제가 됐다.
송 모씨와 오 모씨를 만나기 전에도 화투를 주제로 한 여러 작품을 전시회를 열었다. 송 모씨와 오 모씨에게 구체적으로 밑그림에 대해 지시했고, 조수들이 밑그림을 해오면 수정도 지시하고 덧칠과 추가로 그려 넣기도 했다.

또한 재판부는 “팝아트라는 장르는 작가의 아이디어로 고용된 다수의 인력들로 인해 대량생산되는 추세이기도 하기에 화투라는 소재는 조영남의 아이디어, 콘셉트, 고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송 모씨와 오 모씨는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교환한 것”이라며 “이에 미술작품 제작에 있어서 회화실력은 고용한 보조자와 작가의 실력이 비교될 필요가 없다. 아이디어와 예술적 수준, 숙련도는 그것과 무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 미술사에 보조자를 사용한 작품이 존재하고 작품 제작방식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판단 했을 때 이는 유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구매자를 기망한 것이냐는 쟁점에 대해 재판부는 “보조자들을 활용했다는 것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은 구매자들 역시 작가의 인지도, 독창성, 창의성, 완성품 수준, 희소성, 가격 등 작품 구매 목적 또한 다양하고 중복적일 수 있기 때문에 친작인지의 여부가 반드시 중요한 조건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영남이 보조자를 활용해 그린 작품이라고 구매자에게 미리 고시해도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답 할 수 없다. 조영남이 직접 속이고 판매하거나 저작권 시비에 휘말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매자들이 막연히 기망 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검찰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법률적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판결을 받은 조영남은 취재진과 만나 “이번 사건에 휘말리면서 안 좋은 점만 있는게 아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내가 다른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미술이기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향후 작품활동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