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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비 30%" 청소년 울리는 'SNS 대리입금'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청소년과 무직자를 대상으로 SNS 채널을 통한 고리대부업인 이른바 '대리입금'이 성행하고 있다. 카카오스토리나 네이버밴드, 트위터 등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벗어난 곳에서 주로 이뤄져 상환 및 추심에 대한 안전장치가 전무하다. 사기는 물론 불법추심, 폭행, 도박 같은 2차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대리입금 모집글은 SNS 채널 해시태그(#) 검색 기능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해시태그는 게시물 분류와 검색을 쉽게 만드는 일종의 꼬리표다. #대리입금 #댈입 같이 핵심 키워드를 붙여 검색을 하면 돈을 제공하는 '물주'나 서비스를 찾는 고객들 글이 나타난다. 네이버 밴드에서는 검색을 하자마자 오로지 '대리입금'만을 위한 그룹이 바로 6개가 나왔다. 게시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거래 액수는 몇 천원 단위부터 20~30만원까지로 통상 '소액'으로 여겨지는 수준이다. 가장 빈번하게 이뤄지는 금액은 5만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청소년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다. 또 협상을 통해 정해 정해지는 이자율은 법정최고금리인 연 24%를 쉽게 넘어섰다. 보통 '수고비'로 언급되는 이자는 돈을 꾸는 채무자가 먼저 원금의 30%를 제안하는 추세다. 대리입금을 구하는 한 게시물 제목은 '2월 말까지 10만원 대리입금 구합니다. 수고비 20드려요'다. 대리입금 '채권자' A씨는 "돈 빌려주겠다는 글을 올리면 문의하는 글이 많이 와 처음부터 수고비를 많이 주는 사람에게 우선 빌려준다고 공지한다"며 "떼일 위험 감수하고 (대리입금)하는 건데 빌려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A씨는 본인 게시물에서 수고비를 최소 원금의 40%로 정했다. 이자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는 생각에 청소년들도 '채권자'로서 빈번하게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정해지는 이자율은 현행법 위반 사례에 해당한다. 허윤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는 "이자제한법상 연 24%를 넘는 이율은 당연 무효에 해당한다"며 "이를 초과한 이자를 받았을 때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반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리입금 과정에 별다른 안전장치가 전무하다 보니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대출금을 갚지않고 잠적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2006년부터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는 사기 피해 정보공유사이트 '더치트'에 따르면 유사한 내용의 사기 피해 신고는 2016년 208건, 2017년 260건으로 집계됐다가 2018년에는 936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2월 13일 기준 230건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연말이면 1000건을 넘을 전망이다. 특히 동일 명의의 휴대폰이나 동일 계좌로 이뤄지는 범죄가 많아 피해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 이미 네이버 대리입금 밴드 중 한곳에서는 특정 유저가 트위터·카카오스토리·네이버 밴드 등 세 곳에서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으며 그 규모는 피해자 20명 이상에 피해 금액 150만원으로 추정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채권자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개인 정보가 과도하게 유출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따. 대리입금 채권자들은 통상 돈을 빌려주기 전에는 빌리는 사람의 신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인증을 요구한다. 일례로 대리입금 채권자 B씨는 "신분증과 각서, 차용증, 집주소와 친·인처 번호, 돈 들어올 곳 인증은 필수"라며 "요즘 미성년 학생들 문의도 많은데 이들에게는 학생증과 부모님 전화번호 등을 반드시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는 불법 추심 과정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 전화나 문자 등 개인정보를 이용한 각종 추심 행위는 물론 거주지를 방문하는 일도 발생할 정도다. 실제로 지난 1월 광주광역시에는 C군(18) 등 미성년자 3명이 빌린 돈을 갚으라며 채무자 집에 찾아가 행패를 부린 혐의(특수공갈 등)로 송치된 바 있다. 이들은 피해자 D군(16)의 집 현관문을 발로 차고 현관 잠금장치를 계속 누르는 등 D군을 위협했다. 일각에서는 청소년들의 대리입금 이용이 불법 도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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