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인간과 인간 무리의 싸움을 전쟁이라 일컬지만 '에뮤 전쟁'은 사람과 조류의 전쟁이었다.
1932년 하반기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행된 군사작전으로, 당시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주 캠피언 구에는 농작물에 피해를 줄 정도로 많은 수의 '에뮤'가 출몰하자 진행하게 됐다.

에뮤는 주로 과일이나 풀뿌리, 곤충 등을 먹고사는 새의 일종이다. 엄청난 식성과 튼튼한 발톱을 가진 에뮤는 한 번에 최대 스무개의 알을 낳아 키울 정도로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고 무리 생활을 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타조처럼 날지 못하는 새로서 이 에뮤 무리가 건기와 가뭄 때문에 먹거리가 부족해지자 서부 개척지 중 밀밭 주변으로 모여들면서 호주 서부가 전쟁터로 돌변한 것.

당국은 에뮤의 개체 수를 제한하기 위해 2문의 기관총과 함께 무장한 호주 왕립포병연대 소속 군인들을 파견했다.
1932년 11월 2일부터 12월 10일까지 총 40일간 진행된 '에뮤 전쟁'은 결국 호주와 영국 동물 보호단체들이 '명분없는 전쟁' '추악한 전쟁'으로 규정해 반대하고 나섰다.

또한 전쟁을 일으킨 정도에 비해 미미한 효과와 반대 여론에 떠밀려 호주 정부는 패배를 인정하고 부대를 철수했다.
당시 '에뮤 전쟁을 시간대별로 설명한 글이다.

1932년 9월, 기록적인 가뭄으로 인해 내륙의 에뮤 무리가 먹이를 찾아 사람들이 사는 땅으로 내려왔다.
10월 초, 거대 조류 무리를 이룬 에뮤 무리가 호주 농부들을 그들의 고향에서 몰아내다.

10월 말, 두문의 기관총과 일만발의 탄약으로 무장한 왕립포병 분대가 빼앗긴 영토의 탈환을 위해 출정하다.
10월 31일,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에뮤 전쟁의 개전이 미뤄지다.

11월 1일, 에뮤 무리를 향해 기관총을 쐈으나 기동성이 좋은 에뮤들에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11월 2일, 천 마리 이상의 에뮤 무리가 매복에 빠졌으나 12마리를 제외한 나머지 에뮤들이 무사히 도망쳤다.
11월 4일, 트럭 위에 기관총을 얹어 에뮤 무리를 죽이려 했으나 에뮤들이 핸들을 고장내 무산시키다.

11월 5일 : "에뮤 무리에 우두머리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검은 깃털로 장식한 1.8미터 가량의 에뮤가 우리를 감시중이다"
11월 8일, 호주 의회에서는 전쟁의 연장에 난색을 표하며 "지금껏 계속 이겨 온 에뮤 무리야 말로 훈장을 받아야 한다"라는 의견을 표했다.

11월 9일, 호주 정부가 항복을 선언하며 에뮤 무리들이 점령한 땅을 그들에게 양도했다.
약 한 달간 진행된 전쟁에서 호주 포병 부대는 2만 여 마리의 에뮤 중 겨우 50마리 밖에 죽이지 못하고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