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강원 고성·속초 산불로 집이 모두 불에 탄 이재민이 반려견 관련 오보에 두번 울었다.
큰 산불로 인해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할 만큼 피해가 막심한 가운데, 한 기사가 이슈로 올랐다.

바로 '목줄에 묶여 화마를 못 피한 강아지, 그을린 발'이란 제목의 기사였다.
기사에 등장한 강아지는 하얀 털이 까맣게 그을린 채로 목줄에 묶여있는 상태였다.
이에 네티즌들은 '주인이 강아지를 버리고 도망갔다' '목줄은 풀어주지' '불쌍하다' 등의 비난 댓글이 달렸다.
사진에 등장한 강아지 '흰돌이'의 견주 고인숙(61)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고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흰돌이가 목줄에 묶여 불길를 피하지 못한 것도 불길에 발이 그을린 것도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화재가 났다는 문자를 받은 후 바로 흰돌이의 목줄을 풀어줬으며 차에 태워 함께 다녔다고 한다.

해당 사진은 산불이 다 꺼진 다음날 5일 임시 숙소를 알아보느라 개를 묶어놓고 돌아다닌 사이에 찍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까맣게 탄 흰돌이의 발도 불에 그을린게 아닌 당시 집 주변에 엎질러진 기름이 묻은 것.
실제로 흰돌이는 다리는 물론이고, 몸 전체에 특별한 화상 자국 없이 건강한 모습을 자랑했다.

그는 "불이 우리집에 붙어서 중요한 서류도 못챙기고 몸만 나왔다. 목줄을 풀어줬던 흰돌이가 집 주변에서 서성거리는 걸 발견하고 짐차 뒷칸에 태웠다"며 "첫날 밤은 흰돌이를 태우고 집 주변만 계속 빙빙 돌면서 밤을 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씨네 가족이 2013년부터 살아온 집은 전소됐으며 현재 철거가 끝나 터만 남은 상태다.

올해로 3살이 된 흰돌이는 전에 키우던 어미개가 낳은 새끼라 말했다.
고씨는 "그런 애를 어떻게 버리고 그냥 가겠냐. 흰돌이 몸이 거뭇거뭇한건 불이 나던 밤 연기 때문이다. 그날 연기가 너무 심해서 앞이 안보일 지경이었다. 나중에 목욕시켜줬더니 금방 하얘졌다"고 말했다.

이어 "불 꺼지고 다음날(5일)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기자가 사진을 찍어간 것 같다. 주변 숙소를 알아보러 다니는 사이에. 근데 그걸 주인에게 확인도 한번 안하고 '목줄에 묶여서 불을 못피했다'고 기사를 썼더라"고 호소했다.
흰둥이의 발이 불길에 그을린 것 처럼 보였던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우리집 양반이 공사 일을 해서 집에 목재 오일 등 자재들이 많다. 불이 붙으면 안되니 급한대로 오일통을 한쪽에다 치워놨는데 그게 엎어졌던 모양이다. 그 오일을 흰둥이가 밟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진을 잘 보면 불에 탄 자국이 아니라 기름이 묻은게 딱 보인다. 만약 다리가 저정도로 새까맣게 탔으면 흰돌이가 어떻게 절뚝거리지도 않고 걸어다닐까"고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아들 홍종욱(33)씨도 거들었다.
그는 "불에 그을렸으면 털이 타고 살이 빨갈텐데 그것도 생각 한번 안해보고, 잘못된 기사 하나로 사람을 이렇게 욕먹게 할 수 있냐"고 호소했다.

기사가 올라온 이후 비난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씨는 "기사가 나가고 이틀인가 삼일 후에 아들 딸이 알려줘서 알았다"고 갑작스러운 비난에 대해 당황스러움을 드러냈다.
그는 "댓글이 좀 심해서 자식들이 경찰에 신고하라고 자료까지 다 만들어왔다. 하지만 우리집 아저씨가 일 만들지 말라해서 그렇게까진 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댓글 단 사람들은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아니겠나. 하지만 기자는 그러면 안된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똑바로 취재를 한 다음에 글을 올려야지. 주인이 없으면 다시 걸음을 해서라도 자세히 알고 써야하는게 맞지 않나. 여기 사람들은 지금 집이고 살림이고 다 타버려서 앞길이 막막해 죽겠다. 불 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