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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에 '각도기' 소용없다, "주체 명시 안해도 알아챌 수 있다면 처벌 대상"

최근 온라인 댓그 관련 형사 고소가 폭증하면서 네티즌들의 대응 또한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 형사처벌 수준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악성댓글이 잇따르면서 피해자들의 속앓이가 더욱 깊어가고 있다. 지난해 경찰청에 따르면 2012년 5684건이던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사건은 2015년 1만5043건으로 3배가량 늘어난 후 2017년 1만4908건을 기록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사용이 늘어나 일반인에 대한 사이버 폭력이 크게 늘어나고 과거와 달리 무시하거나 참기보다는 처벌해야 한다는 정서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미지 타격을 고려해 꾹꾹 참아왔던 연예계 등이 과거와는 달리 형사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선처하던 관례가 사라진 점 등도 '대고소 시대'의 주된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 해 가수 아이유의 소속사는 "선처 없는 대응을 통해 악플러 11명에 대한 벌금형이 확정됐다"고 공개했고, 개그맨 장동민도 "부모님을 욕한 악플러 100여명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달만 해도 정준하씨에 이어 지난 17일 걸그룹 출신 방송인 조민아가 자신의 베이커리 사업과 관련해 지속적인 비방을 한 악플러 11명을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이처럼 악성 댓글에 대한 고소가 급증하는 것에 비례해 네티즌들의 악성댓글도 더욱 교모해지고 있다. 이른바 '각도기 댓글'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모스부호 변환기나 아랍어, 중국어 등 외국어 번역기를 이용한 악성 댓글을 구사한다. 네티즌들은 이같은 수법들을 모아 '고소당하지 않는 법'이라며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각도기 댓글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란 잘못된 믿음을 주면서 유명인을 상대로 한 가학적 조리돌림 놀이로 정착할 기미마저 보이고 있는데다, 형사처벌을 염두에 두면서까지 악성댓글을 달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지적이 강하다. 하지만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네티즌들의 생각과는 달리 법조계에서는 '각도를 잰' 악성 댓글들 역시 처벌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설령 비방 주체를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제 3자가 보았을 때 누구에 대한 비방글인지 객관적으로 알아챌 수 있다면 처벌의 대상이라는 것. 이율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는 "포장을 어떻게 했듯이 네티즌들 사이에선 누구를 욕하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는 내용들"이라며 "외국어나 모스부호를 이용하더라도 누구나 쉽게 번역기 등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욕죄의 특성상 공연성과 피해자의 모욕감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요령을 쓰면 법망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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