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00년생은 인간관계에서 계산이 빠르다. 어른을 대하거나 친구를 만날 때도 실리를 중요시 생각한다. 이들은 본인 스스로 '인(人)코노미스트'라고 부른다.
'사람(人)'과 '이코노미스트(economist, 경제전문가)를 합친 말로, 사람을 만나 감정과 시간을 들여 얻는 이익이 자신이 혼자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큰 지를 따지는 사람을 가리킨다.

서울 A고교에서 근무하는 한 교사는 요즘 아이들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이들에게 교사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자조한다. 단지 '대입'이란 필요 때문에 억지로 교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00년생은 직접 불만을 표시하지도 않는다. 경기지역 A고교의 한 교사는 항상 웃으며 자신을 대하던 학생이 쓴 일기장을 우연히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학생의 일기장에는 '내가 학생 부에 무슨 멘트를 쓸지 이야기를 했는데도 안넣어줬다. 대학에 떨어지면 선생 책임'이라고 적혀 있었다.
00년생은 필요가 적어진 관계에 대해 쉽게 '손절'한다. 제2외국어 등 '비수능' 과목 교사는 학생부 제출이 마감되는 3학년 1학기 이후엔 이른바 '찬밥' 취급을 받는다.
이전까지는 밝게 인사하던 아이들이 2학기부터는 학교 복도에서 마주쳐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북 모 대학에 진학한 강모 씨(19)는 "학생부 제출이 끝나니 더 이상 선생님께 가식으로 친하게 대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X세대 등 이전 신세대는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연대감을 무척 중요시했다. 하지만 언제든지 온라인 상으로 친구를 찾을 수 있는 환경에서 태어난 00년생은 다르다.
이들은 마음이 맞는 교우관계를 찾는데 노력과 시간을 들이기 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친구 관계를 쌓는다. 취향이 맞는 사람을 찾기도 쉽고 이른바 '가성비'를 중요시 한다.

전문가들은 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00년생의 특성이 인간 관계에도 연결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실적으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지 계산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해 대한다는 것.
반면 이런 00년생의 특징은 개인을 존중한다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일에 적합한지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개성이나 능력이 발휘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다는 뜻.
서울대 교육학과 김동일 교수는 "00년생은 '소량 품질생산'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라며 "각자에게 맞는 개성을 발휘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